영화 ⎟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리뷰, 결말 해석

줄리아 로버츠와 마허샬라 알리 그리고 에단호크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발생하게 마주하게 되는 상황을 그리고 있는 영화다. 2020년 발표된 루만 알람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2023년 12월 넷플릭스에서 출시되자마자 주목을 끌었으나 영화 팬들의 평점은 그다지 높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다.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기본 정보

  • 감독: 샘 에스마일
  • 출연: 줄리아 로버츠, 에단 호크, 마이할라 헤럴드, 마허샬라 알리, 파라 메켄지, 케빈 베이컨
  • 출시: 2023.12
  • 장르: 공포/ 드라마
  • 러닝타임: 141분
  • 스트리밍: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줄거리, 결말, 총평

줄거리

아만다는 잠이 오지 않던 어느 밤 충동적으로 고급 주택을 렌트해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사람들이 싫은 아만다는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싶다. 그녀는 아침 일찍부터 짐을 싸고 남편 클레이에게 오늘 당장 떠나자고 말한다.

세상과는 동떨어져 있는 듯한 롱아일랜드의 한 고급 주택으로 여행을 온 아만다의 가족은 짐을 풀고 근처의 해변으로 나간다. 한가로운 때를 즐기고 있는 그들의 눈앞에 수평선 멀리 배 한 척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만다의 딸인 로즈는 곧 그 배가 자신들을 향해 가까워져 오고 있음을 알아챈다. 아만다는 서둘러 짐을 챙겨 가족들과 자리를 뜨고 거대한 배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래사장으로 밀고 들어온다.

해변 경비의 말은 배의 항법 시스템의 오류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온 아만다의 가족은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고 하지만 인터넷도 TV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자 불안함이 커진다. 아이들을 재우고 아만다와 클레이가 둘만을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불청객이 찾아온다. 문 앞에 선 남자는 자신을 아만다의 가족이 묵고 있는 집의 주인이라 말한다.

한밤중 찾아와 집주인이라 말하며 재워달라고 말하는 집주인과 그의 딸을 아만다는 믿을 수 없으나 클레이는 그들을 도와주고 싶어 한다. 결국, 클레이와 아만다는 그들이 지하실에서 자는 조건으로 머무는 것을 허락한다. 뉴욕에 집을 두고 한밤중에 롱아일랜드까지 와서 재워 달라고 하는 그들은 아만다 가족에서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하다.

다음날 아침, 아만다가 잠에서 깨어나 스마트폰을 확인하자 메인화면에는 알림 창이 몇 개 떠 있다. 해커의 공격이라든지, 미 전역에 테러 발생이라고 뜬 알림 창은 곧 사라진다. 전화도 인터넷도 먹통인 상태에서 클레이는 시내로 신문을 구하러 가고 집주인인 조지는 이웃인 헉슬리의 집으로 소식을 들으러 간다.

조지는 헉슬리의 집에 갔다가 빈집을 발견하고 창고를 뒤져 위성 전화를 찾아내지만 그마저도 먹통이다. 게다가 집 근처 해변에서 시체를 발견하자마자 하늘에서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한편, 시내로 나간 클레이는 내비게이션이 작동하지 않자 길을 헤매게 되고 거대한 드론에서 흩뿌리는 새빨간 전단지를 보고 패닉에 빠지게 된다.

아만다와 조지의 딸인 루스는 서로를 계속 의심하고 날을 세운다. 초조하게 클레이를 기다리고 있는 그들은 갑자기 엄청난 굉음을 듣는다. 낮에 집 앞에서 본 사슴을 쫓아 숲으로 들어간 로즈와 아치(아만다의 딸과 아들)도 굉음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다.

결말

클레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자 아만다는 겨우 안심한다. 아만다는 조지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게 솔직하게 말해줄 것을 요구하지만 조지는 애매모호한 대답만을 남길 뿐이다. 집으로 몰려드는 사슴도 엄청난 굉음도 어디서부터 온 건지 알 수 없어 불안한 아만다는 결국 가족을 모두 데리고 뉴저지에 있는 언니의 집으로 향하지만 유일한 출구인 고속도로가 막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고속도로는 자율주행 차량들이 제멋대로 와서 추돌하면서 긴 행렬을 만들며 아수라장이 되어 있고 아만다는 겨우 차들을 피해서 다시 조지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로즈는 여행을 오기 전부터 계속 시트콤 ‘프렌즈’를 보고 있었다. 마지막 회를 앞두고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자 로즈는 마음이 답답하다. 아치는 굉음을 듣고 나서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한다.

더는 기다리지 않겠다는 묘한 말을 남기고 자전거를 타고 사라진 로즈, 그리고 아치는 갑자기 치아가 빠지고 구토를 하기 시작한다. 클레이는 조지와 함께 이웃 대니에게 아치를 데리고 가고 아만다와 루스는 사라진 로즈를 찾아 숲으로 향한다.

 조지와 평소 친분이 있던 대니는 태도가 돌변하여 세상이 바뀌었다며 도움을 거절하고 총을 겨누기까지 한다. 서로 총을 겨누게 된 조지와 대니 사이에서 클레이는 16살 난 아이가 아프다며 자신의 아들을 도와줄 것을 호소한다. 클레이에게 설득된 대니는 결국 아치에게 약을 건네주고 이 모든 일의 배후에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숲으로 간 아만다와 루스는 강 너머 화염에 휩싸인 뉴욕 시내를 보게 된다. 로즈는 자전거를 타고 이웃에 있는 지하 벙커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프렌즈 DVD를 찾아서 마지막 회를 드디어 보게 된다.

총평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줄리아 로버츠, 에단 호크, 케빈 베이커 등 호화로운 출연진으로 기대감이 높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이 더 큰 영화였다. 전체적으로 푸른색을 살린 화면은 스타일리시 했으나 이야기가 초반부터 분위기만 가져갈 뿐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표현하지 않는다.

결말을 해석하자면, 해킹과 같은 테러를 당해서 미국 사회가 내부에서 붕괴 되도록 만들어졌고 한번 일이 일어나면 국가가 붕괴될 때까지 멈출 수 없다는 이야기다. 자신이 믿고 있었던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같은 일상적인 것들이 얼마나 쉽게 붕괴될 수 있는지 말하는 듯 하다.

이 일의 배후로 한국이나 중국 이란이나 쿠바 사태 등을 언급하며 미국은 적이 많아 누구나 배후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극중 아만다와 클레이가 갑자기 현대 사회인으로서의 자기반성 같은 대사를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게 상황으로 표현되는 게 아니라 배우의 대사로 설명된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극의 전개와 다소 연결감이 없는 자기반성 타임이 있는 부분은 상황의 해석을 돕기보다는 생뚱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로즈의 ‘프렌즈’에 대한 집착 또한 단순히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인지 그 시절을 회복해야 된다는 의미인지 확실하지 않고 극의 방해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 아쉽다. 오프닝의 힙합과 클로징의 ‘프렌즈’ 테마곡 그리고 극중 갑자기 등장하는 댄스신과 불륜 장면 또한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전체적으로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요리하는 것에 실패한 영화 같았다. 이는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재밌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커서 였을까, 아쉬움이 큰 영화였다.

영화 ⎟ 패밀리맨 리뷰, 더 필요한 거 없어?

2000년에 개봉한 영화 <패밀리맨>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족의 의미’와 ‘크리스마스에 볼만한 영화’를 떠올릴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영화 <패밀리맨>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하는 인물인 잭 캠벨이 크리스마스에 우연히 천사와 조우하게 되면서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패밀리맨> 기본 정보

  • 감독: 브렛 래트
  •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티아 레오니, 제레미 피번, 조세프 소머
  • 러닝타임: 124분
  • 장르: 드라마, 코미디
  • 개봉: 2000

<패밀리맨> 줄거리, 결말, 총평

1987년 겨울, 잭과 케이트는 공항에서 아쉬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잭이 인턴쉽을 위해 런던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잭이 비행기를 타려고 하는 순간 케이트는 그를 불러 세운다. 케이트는 런던에 가려는 그를 말리면서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잭은 런던에 다녀온 뒤에도 자신의 다음은 변함없을 것이라 말하며 결국 케이트를 두고 떠난다.

13년이 지난 후, 잭은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라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그는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않는 일벌레다. 잭의 비서가 오래전 연인인 케이트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말해주지만 그는 그녀에게 전화하지 않는다. 그에게 케이트는 이미 잊힌 인연이다. 그는 원하면 누구와도 함께하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일을 마치고 에그노그(우유를 베이스로 각종 향신료를 넣고 만드는 음료로 크리스마스에 마시는 대표적인 음료이다.)를 사기 위해 델리에 들른다.

잭이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들어와 복권이 당첨되었다면서 돈으로 바꿔 달라고 하지만 주인은 남자가 거짓말을 한다며 돈을 내어주지 않는다. 둘 사이에 실랑이가 붙고 남자는 급기야 총을 꺼내든다. 그때 잭이 나서서 남자에게 복권 당첨금을 줄 테니 총을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잭에게서 돈을 받은 남자는 잭과 함께 델리를 나선다. 잭은 남자에게 왜 총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냐며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오히려 남자가 잭에게 당신은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 묻는다. 잭은 자신은 모든 것을 가졌기에 필요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날 밤, 홀로 자신의 집에서 잠이 든 잭에게 엄청난 변화가 나타난다.

다음날 아침, 잭을 깨운 건 딸 애니가 침대에 뛰어드는 소리다. 침대 옆자리에는 케이트가 누워 있다. 잭은 깜짝 놀라 옷을 주워 입고 그대로 집을 나서려는데 케이트의 부모가 들어온다. 자신의 페라리를 찾는 잭에게 그들은 잭의 낡은 미니밴을 알려준다. 미니밴을 끌고 뉴욕 시티의 자신의 펜트하우스로 돌아왔지만 매일 마주치던 도어맨은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웃조차도 그를 낯선 사람으로 대한다. 시내를 헤매던 잭의 눈앞에 자신의 페라리를 끈 어제 델리에서 마주친 남자가 나타난다. 이 모든 일을 꾸민 남자가 바로 그이다. 그는 잭에게 ‘경험’을 주는 것이라며 스스로 깨달음을 얻게 되면 ‘경험’이 끝난다고 알려준다.

졸지에 유부남에 애가 둘이나 생긴 잭은 자신의 새로운 삶에 적응하지 못한다. 매일 개를 산책 시켜야 하는 일도 고역이다. 월스트리트에서 제일 잘나가던 자신이 장인어른의 타이어 가게에서 타이어를 파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뉴욕의 펜트하우스에 살던 자신이 대출을 엄청 끼고 있는 뉴저지의 조그마한 주택에 살고 있는 현실도 어이가 없다. 잭은 케이트와의 결혼 생활도 어색하다. 자신이 자신 같지 않다. 급기야 쇼핑을 가서는 2400달러(한화로 250만 원 상당)짜리 수트를 사겠다고 하며 화를 내기까지 한다. 잭은 케이트와의 삶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이 모든 걸 포기했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잭은 자신이 초라한 타이어 가게에서 영업일을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우연히 타이어 가게에서 자신의 사업 파트너였던 사람을 고객으로 만나게 되고 그에게 다가가 자신의 영업 능력을 보여준다. 잭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잭을 잭이 다른 현실에서 사장으로 있었던 회사로 초대한다. 잭은 회사에 취업하는데 성공하고 뉴욕에 고급스러운 아파트까지 제공받는다. 잭은 그곳을 케이트에게 보여주며 이사할 것을 설득하지만 케이트는 기뻐하지 않는다. 케이트는 뉴저지에서 살아가는 지금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잭을 위해 ‘우리’를 위해 이사 가는 것을 선택한다.

결말

잭은 일도 잘 풀리고 케이트와의 사이도 좋아진다. 잭은 자신이 단 한 번도 그녀는 사랑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의 소중함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잭이 소금을 사기 위해 우연히 간 마트에서 다시 한번 천사와 마주치게 된다. 천사는 그에게 ‘경험’은 오래가지 않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잭은 지금의 자신이 삶이 사라질까 봐 두렵다. 잠들었다 다시 깨면 모든 것이 변해 있을까 봐 잠을 참아 보지만 결국 잠이 들고 만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잭은 펜트하우스에서 홀로 눈을 뜬다. 그는 당장 케이트를 찾아가 본다. 현실의 케이트는 ‘경험’ 속 케이트와 달리 성공한 변호사이다. ‘우리’를 택해서 희생을 한 것은 결코 잭 혼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마침 케이트는 일을 위해 파리로 이사를 가려고 집을 정리 중이었고 그러던 중 나온 잭의 물건을 돌려주기 위해 연락을 해왔던 것이다. 자신의 물건을 들고 쓸쓸히 돌아온 잭은 케이트를 붙잡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간다.

커피 한 잔을 하자며 붙잡는 잭을 케이트는 거절하고 돌아서려는데 잭은 자신의 ‘경험’ 속 ‘우리’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케이트에게 말해준다. 그의 말을 들은 케이트는 파리에 가는 것을 그만두고 잭과 함께 커피를 마시러 간다.

총평

영화 <패밀리맨>은 <나홀로 집에>와 함께 크리스마스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영화다. 2000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고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가 바로 <패밀리맨>이다.

<패밀리맨>이 이토록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가족’이라는 의미를 잘 다루어 냈기 때문이다. 뻔한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당연한 것에서 오는 안정감이 좋은 영화다.

따뜻한 영화가 보고 싶을 때, 겨울의 풍경이 잘 그려진 영화가 보고 싶을 때 찾아보면 영화로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랑받을 것이다.

<영화 추천>

영화 ⎟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리뷰, 키리시마가 없는 키리시마 영화

2014년 한국에서 개봉된 일본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는 청춘들의 담담한 일상의 모습과 그들이 꿈을 쫓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는 언뜻 키리시마가 주인공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영화 내내 키리시마는 부재중이다. 키리시마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한 학교라는 작은 계급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청춘들의 단면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들이 꾸는 꿈과 관계를 보고 있으면 학창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어른들의 사회도 ‘학교’라는 집단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기본 정보

  •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 하시모토 아이, 히가시데 마사히로, 오고 스즈카
  • 개봉: 2014
  • 장르: 드라마
  • 러닝타임: 103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줄거리, 결말, 리뷰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줄거리

어느 금요일, 키리시마가 돌연 동아리 활동을 그만두고 사라져 버렸다. 작은 계급 사회인 학교 안에서 가장 정점에 서 있는 사람인 키리시마가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동아리 활동을 앞두고 자취를 감추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키리시마가 부재한 이 작은 사회는 흔들리기 시작하며 각자의 감독은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각자 개별적인 인격체이자 학교라는 계급 사회에 속한 아이들의 일상을 영화는 담담히 담아낸다. 중, 고등학교를 거쳐왔을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학교에서 마주했을 법한 인기 많은 여자아이, 가만히 있어도 멋있는 남자아이, 그에 반해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아이도 있고 자꾸만 놀림의 대상이 되는 아이도 있다.

그들이 보여주는 일상은 다만, 청소년기에만 겪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 속한 인간이라면 언제든 마주하는 문제를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잘나가는 친구를 부러워하고 따르기도 하는가 하면 그런 부류와는 별개로 자기만의 길을 가는 부류도 있다.

영화는 실은 아무것도 다를 것 없는 오늘을 사는 청춘들에게 ‘키리시마’라는 변화로 인해서 각자 깨닫지 못했던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도록 만든다. 학교 안의 청춘들은 각자가 가진 꿈에 다가가기도 하고 쫓던 꿈을 포기하기도 한다.

결말

그들 중 가장 키리시마와 가깝고 학교라는 계급 사회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무런 꿈도가지고 있지 않은 듯 모든 일에 무관심해 보이는 히로키와 다른 학생들에게 놀림받고 제대로 된 부서도 없지만 자신만의 꿈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영화부의 마에다는 영화의 마지막 마에다의 필름 카메라로 서로를 찍으며 대화를 나눈다.

히로키는 필사적으로 영화를 찍는 마에다에게 장래 희망이 영화감독이냐고 묻는다. 마에다는 영화감독이 되는 건 무리일 것 같다고 말하며 자신이 영화를 찍는 건 ‘그냥 좋아서’라고 말한다. 마에다의 말에 자신에게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발견한듯한 히로키는 눈물을 흘린다. 그건 바로 ‘꿈’이다.

리뷰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는 키리시마가 없는 키리시마 영화다. 영화는 키리시마의 부재로 인한 학교 안 계급 사회의 흔들림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같은 하루를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각자의 자리에 있는 청춘들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담담하게 스케치 해나간다.

결국, 영화에서 가장 주요한 인물은 히로키와 마에다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청춘이 가진 꿈의 모습을 대변하는 인물들로 히로키는 꿈의 부재를 마에다는 꿈을 향한 열정을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 평소대로라면 대화조차 나눌 일 없는 히로키와 마에다가 키리시마 때문에 한 장소에 놓이게 되고 엉키게 되면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마에다의 ‘그냥 좋아서’가 히로키의 마음에 닿는 순간이다.

제목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로 정하고 정작 키리시마는 1초도 나오지 않는 영화지만 학교라는 또 사회라는 곳에는 최상위 계층 키리시마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각자의 가치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가지고.

<영화 추천>

영화 ⎟ 디셈버 리뷰, 용서할 수 있어?

2023년 개봉한 일본 영화 ‘디셈버’는 ‘콘토라’를 연출한 인도 태생의 앤슐 차우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 ‘디셈버’는 2022년 부산 국제 영화제, 2023 에테버리 국제 영화제, 2023 우디네 극동 영화제 등에 출품해서 큰 호평을 받았다. ‘디셈버’는 학창 시절 동급생을 살해한 여성이 7년을 복역한 뒤 재심을 청구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피해를 당한 학생의 부모가 붕괴된 가족의 시간을 지나 사건을 다시 마주하면서 피할 수 없이 겪게 되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섞이는 과정 그리고 용서의 시간을 그리고 있다.

디셈버

<디셈버> 기본 정보

  • 감독: 앤슐 차우한
  • 출연: 쇼겐, 메구미, 마츠우라 료
  • 개봉: 2023
  • 러닝타임: 98분
  • 장르: 범죄, 드라마
  • 스트리밍: 웨이브, 왓챠, 쿠팡 플레이

<디셈버> 줄거리, 결말, 리뷰

디셈버

거리

딸을 잃고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카츠에게 어느 날 법원으로부터 한 통의 통지서가 날아온다. 카츠는 통지서를 들고 이혼한 전 부인인 스미코를 찾아간다. 7년 전, 딸을 살해한 범인인 후쿠다 카나의 재심이 열릴 거라는 통보에 카츠와 스미코는 다시 한번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범인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분개하는 카츠와 달리 스미코는 얼른 모든 걸 잊고 평화롭게 지내고만 싶다.

그런 스미코도 자신의 딸에 관한 재판을 못 본 척 하지 못하고 결국 재판에 참석해서 증인석에 서게 된다. 후쿠다 측의 변호인은 당시 여고생이었던 그녀에게 20년형은 너무 중한 처벌이었다며 당시의 판단이 소년법에 위배된다며 석방과 함께 배상금을 요구한다. 소중한 딸의 목숨을 앗아가 놓고 자유의 몸이 되겠다는 후쿠다를 보며 카츠는 분노한다.

스미코는 재판이 진행되면서 카츠에 대한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고 현재의 남편인 나오키와의 사이가 삐걱대기 시작한다. 자신의 감정을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분이 드는 나오키는 카츠에게도 나오키에게도 온전히 기대지 못하고 증인석에 선 날, 후쿠다 측의 변호인이 그녀를 몰아세우기까지 하자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린다.

그때 후쿠다의 변호사인 사토로부터 후쿠다가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연락을 받는다. 스미코는 후쿠다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더는 증인석에 나서는 것을 포기하고 모든 일을 잊기로 한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스미코와 달리 카츠는 점점 후쿠다를 용서할 수 없다.

결말

디셈버

다시 재판이 열리고 재판정에 선 후쿠다는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진실에 대해 입을 연다. 후쿠다가 당시 카츠와 스미코의 딸인 에미를 살해했던 이유는 후쿠다가 에미로부터 몇 년간 심한 학교 폭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카츠는 자신의 딸이 누군가를 지옥으로 끌고 간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괴로워한다.

카츠는 사토에게 연락을 해 자신 또한 후쿠다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조건은 직접 대면하게 해줄 것. 카츠는 자신의 조건을 들어준다면 증인을 서는 것을 그만두겠다고 말한다. 후쿠다는 카츠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둘은 교도소 안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앉는다. 자신의 범행은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피해를 당한 것도 사실이며 앞으로는 학교 폭력 피해자 아이들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하는 후쿠다의 이야기를 들으며 카츠는 셔츠 속에 감추어 온 작은 유리 조각을 손에 불끈 쥔다.

결국 카츠는 후쿠다를 해치지 못하고 면접실을 나온다. 그는 손에 유리 조각을 든 채 딸이 살해당했던 강가로 가 유리 조각을 흘려보낸다. 마지막 재판이 열리고 후쿠다는 자유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카츠와 스미코는 담담히 자리를 떠난다.

리뷰

영화 ‘디셈버’는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인 줄로만 알았던 범인이 피해자이기도 하며 자신의 아이가 가해자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용서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제목이 ‘디셈버’인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영화에서 섬세하게 묘사된 겨울의 색감과 주인공들의 메마른 감정을 잘 표현하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개가 빠르거나 이야기의 변화가 극적인 영화는 아니지만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좋아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였으며 ‘학교 폭력’ 같은 사회적인 문제나 ‘용서’같은 인간적인 문제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였다.

러닝타임 98분으로 길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무겁고 탄탄하게 깔리는 OST가 특히 돋보였던 영화였다.

영화 ⎟ 보통의 카스미, 보통이란 게 뭐야?

2023년 개봉한 일본 영화 <보통의 카스미>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그린 영화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미우라 토코가 주연을 맡아 자신을 향한 사회적 시선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주인공 카스미 역을 연기했다.

보통의 카스미

<보통의 카스미> 기본 정보

  • 감독: 다마다 신야
  • 출연: 미우라 토코, 마에다 아츠코, 이토 마리카, 키타무라 타쿠미
  • 개봉:2023
  • 장르: 드라마
  • 러닝 타임: 104분
  • 스트리밍: 쿠팡 플레이/ 티빙/ 왓챠/ 웨이브

보통의 카스미, 보통이란 게 뭐야?

소개팅 자리에 나간 카스미는 눈앞에 놓인 음식만 열심히 먹을 뿐 도통 남자들에게 관심이 없다. 카스미는 연애도 사랑도 관심 없는 여자다. 카스미에게 관심을 보이는 상대 남자에게 대충 상대를 해줘 보지만 카스미는 피곤할 뿐이다. 소개팅 자리가 끝나고 카스미는 홀로 라멘집에 들러 라멘에 교자를 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도통 연애에는 관심이 없는 카스미가 불안한 그녀의 엄마는 카스미 몰래 맞선 자리를 마련한다. 그곳에 상대방으로 나온 쇼는 우연히도 카스미가 자주 가는 라멘집의 사장이었다. 쇼는 카스미에게 자신은 아직 결혼도 연애도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한다. 생각이 같은 둘은 연애 대신 친구가 된다.

맞선 이후로 쇼와 카스미는 친구로 지내며 쇼가 전국의 라멘집을 다닐 때 카스미가 동행하기도 한다. 둘 사이가 점점 돈독해지고 있을 때 쇼는 카스미에게 연애 감정을 드러내고 키스를 하려고 하지만 카스미는 그를 거부한다. 쇼가 싫어서가 아니라 카스미 자체가 상대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에이섹슈얼(aesexual), 즉 무성애자인 카스미는 이제껏 살면서 누구에게도 성적인 끌림이나 연애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영화상에서 카스미가 직접 자신을 무성애자라고 선언하지는 않지만 카스미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자신을 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친구로 지내자고 말해 보지만 쇼는 바보 취급 하지 말라고 말하며 카스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둘이 함께 간 여행에서 쇼의 고백으로 사이가 깨어진 뒤 카스미는 홀로 호텔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온다. 콜센터에서 일하던 카스미는 친구의 소개로 유치원에서 일하게 된다. 그중 한 어린 남자아이가 한껏 위축되어 있어 이유를 물어보니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차였다고 한다. 카스미보다 한참 어린아이들도 연애를 한다. 어쩐지 카스미만 빼고 주변의 모두가 연애를 하는 느낌이 든다.

카스미는 마음이 복잡할 때면 바닷가를 찾는다. 그곳에서 우연히 동창생인 마호를 만나게 되고 마호는 카스미에게 함께 캠핑을 가자고 한다. 도쿄에서 사츠키 클레어란 이름의 성인 비디오 배우를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마호와 친하게 지내게 된 카스미는 어느 날 그녀에게 아이들에게 보여줄 디지털 그림 연극의 목소리 연기를 부탁한다.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신데렐라. 동화를 읽던 마호는 신데렐라의 이야기에 나오는 여성상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한다. 카스미는 연애 감정도 성적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마호는 카스미와 같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새로운 신데렐라 이야기를 쓰자고 말한다. 그렇게 새로운 신데렐라가 탄생하고 카스미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 앞에서 발표회를 가진다.

다양성의 세계관을 가진 새로운 신데렐라의 이야기에 모두 웅성웅성한 분위기가 되자 당황한 카스미는 비디오를 꺼버리고 만다. 선거 운동 차 유치원에 들렀던 의원인 마호의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다양성에 관한 비디오를 보여준 카스미를 나무란다. 전통적인 신데렐라가 ‘올바른’ 세계관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마호는 카스미를 통해 그의 아버지가 한 행동을 알게 되고 한창 사람들 앞에서 선거 운동 중인 아버지를 찾아가 그의 위선적인 행동을 따진다.

카스미는 그런 마호가 더욱 좋은 사람으로 여겨지고 룸메이트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두 사람이 함께 보금자리를 알아보러 다니던 중 갑자기 마호와 연락이 닿지 않고 겨우 만나게 된 마호는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되었다며 함께 살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카스미는 그런 마호를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식사를 하고 있는 데 여동생이 갑자기 카스미에게 마호를 좋아했던 것이 아니냐며 카스미를 레즈비언으로 몰고 간다.

이성애자가 아니면 레즈비언이라도 되어서 누군가를 꼭 사랑하고 연애를 해야 ‘올바른’ 사람인 걸까. 카스미는 자신은 단지 연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가족에게 말한다. 카스미는 첼로를 전공했다. 사람의 목소리와 닮았다는 첼로를 선택한 그녀는 언제나 남들과 다른 자신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고 그런 이유로 말 대신 첼로를 켜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카스미는 마호의 결혼식에서 축사를 맡게 되자 서툰 축사 대신 첼로로 마음을 전한다. 카스미의 유치원에 덴도라는 새로운 선생님이 온다. 그는 환영회도 거부하고 홀로 있는 것을 즐기는 등 어딘가 남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 그가 유독 카스미에게는 먼저 다가온다. 쇼라는 친구를 잃었을 때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카스미는 덴도에게 왜 자신을 불려 냈냐고 묻는다.

보통의 카스미

덴도는 카스미가 만든 신데렐라 이야기를 보았다며 세상과 자신과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것에 기뻤다는 말을 전한다. 카스미는 영화 ‘우주 전쟁’이 좋다. 항상 멋진 모습만 보여주는 톰 크루즈가 사력을 다해 살기 위해 뛰고 또 뛰는 장면이 마음에 든다. 살기 위해 달리는 톰 크루즈가 보기 좋은 카스미는 달린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자기 자신으로 있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카스미를 위해. 카스미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보통이란 게 뭐야?라고.

영화⎟ 종이 달, 줄거리, 결말, 실화

2015년 개봉한 일본 영화 <종이 달>은 가쿠타 미쓰요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 <종이 달>은 한 가지 사건이 아닌 실제로 일어났던 여러 횡령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쓰인 소설이다. 영화 <종이 달>또한 소설에 있는 실화 기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기서 다루어지는 횡령 사건들은 당시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이라고 한다.

종이 달

<종이 달> 기본 정보

  •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 출연: 미야자와 리에, 이케마츠 소스케, 오오시마 유코, 이시바시 렌지, 고바야시 사토미
  • 개봉:2014
  • 장르: 범죄 / 드라마
  • 러닝타임: 126분
  • 스트리밍: 티빙/ 웨이브 / 왓챠/ 넷플릭스

<종이 달> 가짜여서 행복했어

종이 달

리카는 평범한 주부이며 은행원이다. 그녀의 주 업무는 각 가정을 돌며 새로운 상품을 소개하는 영업일이다. 그녀의 주 고객은 노인들이다. 돈은 많지만 은행 업무를 원활하게 보기 어려운 고객들을 찾아가 상품을 소개하고 그들의 은행 업무를 돕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그녀의 고객 중에는 히라바야시라는 심술궂은 노인이 있다. 그는 리카에서 차를 내려오라고 시키거나 은근슬쩍 다가와 성희롱을 하기도 한다. 리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곤란해하고 있을 때 그의 손자인 코타가 나타나서 리카는 겨우 상황을 모면한다. 그 후, 리카는 지하철에서 이따금 그와 마주치게 된다.

리카는 히라바야시로부터 계약을 성사 시키고 파트타임에서 계약 직원으로 승진하게 된다. 리카는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커플 시계를 사서 남편에게 선물하지만 남편은 리카가 사 온 저렴한 시계가 맘에 들지 않는 내색이다. 리카의 남편은 리카가 선물한 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카에게 고가의 시계를 다시 선물한다.

남편의 그런 태도에 리카는 실망하게 되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남편과의 생활은 리카에게 허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영업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 리카는 백화점에 잠시 들른다. 그곳에서 계획에도 없던 화장품을 사게 된 리카는 돈이 부족하자 고객의 돈에 손을 대고 만다. 리카는 바로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썼던 돈을 다시 채워 놓는다.

자꾸만 지하철에서 코타와 마주치던 리카는 어느 날, 코타가 있는 승강장으로 가 그와 함께 지하철을 탄다. 코타와 리카는 불륜 관계에 빠져든다. 리카의 남편은 엄연히 직장인인 리카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자신의 뜻에 따라 상하이행을 결정하지만 리카는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남편이 상하이로 가고 홀로 남은 리카는 코타와 점점 더 깊은 사이가 된다.

여느 때처럼 히라바야시의 집을 방문한 날, 리카는 코타에게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50만 엔의 학자금 대출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리카는 히라바야시가 맡긴 200만 엔을 자신의 돈인척하면서 코타에게 준다. 그리고 히라바야시가 맡긴 보험은 몰래 취소해 버린다. 코타는 리카가 부자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때부터 리카는 본격적으로 고객들의 돈을 빼돌리게 된다.

호화로운 식당에 가고 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하는 등 고객의 돈을 물 쓰는 펑펑 써댄다. 리카는 점점 대담하게 전표를 위조하기에 이른다. 집에 복사기와 스캐너까지 들여놓고 도장까지 날조하며 고객과 은행을 감쪽같이 속인다. 리카는 더 나아가 코타와 자신만을 위한 아파트를 장만하고 그곳에서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코타도 점점 리카의 돈으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리카는 그들의 집에서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코타를 발견하게 되고 둘의 사이는 막을 내린다.

은행에서 25년간 근무한 스미에게 사실상 퇴직을 권유하는 부서 이동 명령이 떨어진다. 스미는 그것을 거부하며 자신이 은행 창구에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증명하겠다며 자신이 없으면 얼마나 실수가 많이 발생하는지 증명하기 위해 그동안의 서류를 뒤진다. 그때 스미는 서류상의 오류를 발견하고 부장에게 보고 한다. 부장에게 불려간 리카는 죄송하다며 돈을 다시 돌려놓겠다고 한다. 부장이 리카를 상부에 보고하려 하자 리카는 부장의 치부를 들추며 그를 협박한다.

리카는 아직 은행에서 자신이 처음 훔쳤던 히라바야시의 200만 엔 밖에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돈을 메꾸기 위해 히라바야시를 유혹하려 하지만 오히려 창피만 당하고 집을 나선다. 그 후, 리카는 은행에는 있지도 않은 상품을 만들어 돈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스미의 의심에 결국 회사에 덜미가 잡히고 그동안 리카가 횡령한 금액의 실체가 드러난다.

리카가 은행의 상사에게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을 때 부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스미가 리카를 걱정하자 리카는 스미를 치사하다며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비참한 자신을 걱정하느냐고 따진다. 스미는 당신은 거액의 돈으로 해보고 싶은 것 다 해 본 사람인데 왜 비참하냐고 반문한다. 리카는 처음으로 코타와 하룻밤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새벽녘 하늘의 달을 떠올린다. 리카가 손을 대자 지워졌던 달, 그녀는 그것이 가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짜이기 때문에 행복하고 자유로웠다고 말한다.

종이 달

그렇게 말한 리카는 갑자기 의자를 들어 창문을 부수고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 달아나 버린다. 힘껏 뛰어 달아나는 리카의 얼굴은 어딘가 시원해 보인다. 가짜여서 모두 지워질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내맡겼던 순간들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리카는 타국의 어느 길거리를 걷다가 소녀 시절 자신이 성금을 보냈던 화상 자국이 있는 남자를 보게 된다. 리카는 소녀 시절에도 성금을 보내기 위해 아버지의 지갑에 손을 댄 적이 있다. 그렇게 해서 누군가 행복해지면 좋은 것 아닌가. 리카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멀리서 경찰복을 입은 사람들이 다가오고 리카는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영화 <종이 달>은 여러 개의 주부 횡령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소설과 영화라고 한다. 그들은 왜 횡령을 했을까. 무엇이 그들을 일탈로 이끌었을까. 그건 분명 범죄이고 타인에게 심각한 손해를 입히는 일이다. 작은 일탈이 점점 되돌릴 수 없는 커다란 범죄로 이어지는 동안에도 행복했다는 리카의 말이 그녀의 삶에 얼마나 커다란 구멍이 있었는지 말해준다.

K-drama, CASTAWAY DIVA Ep 1, summary, review

The TV show ‘Castaway Diva’ (무인도의 디바)is gaining attention thanks to Park Eun-bin, who previously played a lawyer with autism in ‘Extraordinary Attorney Woo’. “Chumsan Island”, which is the back ground of the show, is not an actual place name and is said to have been filmed not in one place but in several islands around Namhae Sea in Korea. In episode 1, the child actors portray Mo-ha leaving Chunsam Island and getting stuck on an uninhabited island.

Main Character

Character Name: Seo Mok-ha

starring: Park Eun-bin

Inside the fish tank VS outside the fish tank

Mok-ha and her friend Young-ju search the entire school search of ‘Go A-ra Phone (Cell Phone that was popular between teenager at that time). Mok-ha, who forgot to charge her cell phone when she had to answer an important call. hurriedly searched for someone who has the same phone as her, and discovers that Ki-ho, as classmate, has a ‘Go A-ra Phone’. Mok-ha urgently asks Ki-ho to lend her a battery, but Ki-ho immediately asks her to pay him 1,000 won (approx . 1 dollar)

Mok-ha almost cry and Ki-ho had no choice but lends her his battery. Mok-ha succeeds in making a phone call with Yoon Ran-joo, a singer she admires. Out of joy, she cries and says that she had nothing more to wish for. After hearing this, Ki-hi grumpily takes his cell phone away and hangs up.

Mok-ha is upset that she cannot sing with Yoon Ran-joo because of Ki-ho. She is planning to take the UCC for an audition, but she doesn’t have a digital camera to take a video. When she asked her classmate, he told her that Ki-ho owns a digital camera and is also a high-quality photographer and editor.

Mo-ha, who really wants to film her own music video, hesitates , but gives Ki-hp 10,00o won(approx. 10 dollars) and asks him to produce the video. When asked about his thought after filming the music video, Ki-ho responds that it was unexpected. Ki-ho tells her that those words are a kind of compliment. In Ki-ho’s eyes, Mok-ha seemed like a bright child with no worries or tears, and every time he saw Mokha like that, he got irritated.

Ki-ho who saves money without his father’s knowledge and tried to run away from home many times, has a secret. Ki-ho’s father appears to be a good police officer on the outside, but when he comes home, he mercilessly beats young Ki-ho. To escape his father, Ki-ho tries to work, but on the small island, the news is immediately relayed to his father, and he is once again abused by his father.

Mok-ha’s situation is quite similar. While Ki-ho saw Mok-ha as bright, Mok-ha’s father, who owns a sushi restaurant, drinks after work and does not hesitate to physically assault Mok-ha. He destroys Mok-ha’s precious guitar, destroys their household, and abuses her. Eventually, unable to bear it any longer, Mok-ha reports to the police, and Ki-ho, who stops by the restaurant during her absence at school, sees her bruised arms.

Ki-ho learns that Mok-ha had the same pain as him.Mok-ha is about to give up on the video audition, but Ki-ho applies for the audition instead of Mok-ha. After watching the video, Yoon Ran-joo falls in love with Mok-ha’s voice. Finally, Mok-ha, who was selected in the audition, receives a call from Ran-joo’s manager. Ki-ho happily shares the news with her, but Mok-ha decides not to go to Seoul out of fear for her father.

Ki-ho feels sorry about Mok -ha’s decision and gives Mok-ha a map tp get to his house. If her father hits her again, he tells her not to go to the police station but to come to his house. Ki-ho tells Mok-ha that he will take her to Yoon Ran-joo.

On the night when the rain is pouring down, Mok-ha’s father is drunk and comes looking for Mok-ha, and Mok-ha locks the door and is trembling in fear. As his father shakes the door more violently. Mok-ha escapes the house through the window and goes to Ki-ho’s house. Ki-do quickly takes out the bag he had prepared and leaved the house with Mok-ha.

Ki-ho calls Yoon Ran-joo’s manager, Seo-jun, and makes an appointment to meet him at the Seoul station. He takes Mok-ha to the port to catch the first ship at 7o’clock. In the early morning, a neighbor who saw Mok-ha and Ki-ho at the port contacted Mok-ha’s father. Mok-ha’s father, who was furious upon learning that his daughter had disappeared, droves his truck roughly and headed toward the port.

Ki-ho sees Mok-ha’s father approaching the ship and comes out to stop him, leaving Mok-ha alone on the ship. Mok-ha’s father gets angry when he sees Ki-ho blocking him and beats him relentlessly. Ki-ho, who had been blocking the ship until the end, only lose consciousness after seeing the ship departs.

As the ship departs, Mok-ha’s father appears in front of Mok-ha, who is crying while looking at photos of Ki-ho’s bruises. She saw his father and begins to run away from place to place on the ship to avoid her father. Mok-ha, who kept running away, ends up clinging to the end of a difficult situation and jumps into the water to avoid he father, and her father also jumps in with her to catch her.

Ki-ho, who regained consciousness in the hospital, is upset when he hears that Mok-ha has falled in the sea and is being searched, but the situation is difficult because of thick fog. At a time everyone thought Mok-ha was dead, Mok-ha washed up on a deserted island and was sending out SOS signal. Just as she was thinking about spending just one day without her father, her father’s body was swept away right in front of her eyes.

Time continues to pass, and Ki-ho continues to wait at Seoul station, where Mok-ha was spposed to meet Yoon Ran-joo’s manager. Meanwhile, Mok-ha as adjusting to life on deserted island and living bravely alone. Then one day, a drone suddenly appears in front of her.

넷플릭스 영화 록트 인(2023) 영국판 아침 드라마

2023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국 영화 록트 인(Locked in)은 불륜, 배신, 복수 등을 다룬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록트 인 신드롬(감금 증후군)은 의식은 있으나 마비로 인하여 전신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외부의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자신 안에 감금되어 버리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감금 증후군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캐서린에게 다정하게 다가와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는 그녀의 담당 간호사 메켄지는 신경 전문 간호사로 캐서린의 회복을 돕고 있다.

록트 인

<록트 인> 기본 정보

  • 감독: 널 와치
  • 출연: 팜커 얀선, 로즈 윌리엄스, 애나 프리얼, 알렉스 하셀, 핀 콜
  • 공개: 2023
  •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 스트리밍: 넷플릭스

<록트 인> 배신과 불륜, 영국판 막장 드라마

록트 인

리나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법적 대리인인 엄마의 친구 캐서린의 집으로 오게 된다.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인 캐서린은 롤링이라는 대저택에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다. 리나는 그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다. 얼마 후, 캐서린의 남편이 죽게 되고 그녀의 남편은 재산을 모두 그의 아들에게 남기고 떠난다. 재산 한 푼 상속받지 못하고 의붓아들인 제이미에게 의존하게 된 캐서린과 제이미의 사이는 점점 틀어지게 된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제이미는 간혹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고 그럴수록 계모인 캐서린이 아닌 리나에게 의지하게 된다.

오로지 서로에게 의지해서 자라온 두 사람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리마의 양어머니였던 캐서린은 시어머니가 된다. 캐서린은 리나가 저택의 안주인 자리를 꿰찬 것이 못마땅하다. 저택 안에서 아무런 힘도 없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수록 제이미와 리나에 대한 감정은 더욱 틀어지게 된다. 제이미 역시 캐서린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그럴수록 리나에게 집착하며 리나가 꼼짝도 못 하고 자신 곁에만 있게 만든다. 제이미가 그럴수록 리나는 지쳐만 간다.

겨우 한쪽 눈만 뜨고 있는 캐서린은 시간이 지나 눈을 깜빡일 수 있게 된다. 그것을 본 간호사 메켄지는 알파벳이 적힌 판을 들고 와서 그녀와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캐서린이 힘겹게 메켄지에게 전한 글자는 “MUR”, 메켄지는 바로 그것이 “MURDER”(살인)임을 알게 되고 캐서린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할 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리나는 캐서린이 의식을 되찾아 갈수록 괴로워한다.

제이미와의 결혼 생활에 숨 막혀 하던 리나는 제이미의 담당의인 로버트에게 점점 이끌린다. 둘은 어느새 가까운 사이가 되고 리나는 로버트와 함께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리나가 이혼을 하게 되면 리나는 빈털터리 신세가 되고 만다. 그때 로버트는 다른 계획을 세운다. 로버트가 처방해 준 스테로이드 약 덕분에 컨디션이 좋아진 제이미는 리나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섬으로 놀러 가자며 배를 타고 가자고 한다. 리나는 수영을 전혀 못하는 제이미를 걱정하지만 오랜만의 외출에 기분이 좋은 제이미는 리나를 재촉한다.

세 사람을 태운 작은 배는 로버트가 노를 저어 호수의 안쪽으로 점점 들어가게 되고 어느 순간 로버트가 노를 고의로 놓친다. 배에서 점점 멀어지는 노를 잡기 위해 로버트가 팔을 뻗자 배가 심하게 흔들리고 결국 배가 뒤집어지게 세 사람은 물속에 빠지고 만다. 리나는 바로 제이미를 붙잡아 건져 올리지만 무언가에 의해 제이미는 물속으로 빨려 들고 만다. 제이미를 따라 물속으로 들어간 리나의 눈앞에 로버트가 제이미의 발을 붙들고 물 아래로 끌어당기고 있다. 리나는 제이미의 손을 붙잡아 보지만 이내 놓치고 만다. 로버트는 바로 물 위로 올라와 제이미를 찾는 척 한다.

제이미가 죽고 저택 롤링의 주인이 된 리나와 캐서린의 사이는 점점 틀어지게 되고 서로 눈엣가시처럼 굴게 된다. 로버트를 사랑하는 리나는 로버트와 떠나고 싶지만 성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로버트는 리나에게 성을 팔자고 한다. 캐서린에게는 소중한 보금자리인 저택을 차마 팔 수 없는 리나는 망설인다. 그러던 중, 로버트와 캐서린이 관계를 갖는 것을 발견하고 리나는 로버트의 실체에 크게 실망하게 된다. 자신과 캐서린의 관계를 알게 된 리나를 로버트가 공격하기 위해 뒤쫓고 리나는 그를 피해 도망친다.

리나는 캐서린과 로버트를 피해 호수 쪽으로 달아나고 두 사람이 그녀를 쫓는다. 그 과정에서 캐서린이 로버트의 차에 치이게 되고 감금 증후군에 걸리게 된 것이다. 캐서린이 의식을 찾아 의사소통을 하게 된 것을 알고 로버트와 리나는 급하게 병원에서 캐서린을 빼돌린다. 그때 메켄지가 캐서린이 사라진 것을 보고 리나에게 연락을 한다. 메켄지에게 진실을 듣게 된 리나는 충격을 받는다. 캐서린은 그날 밤, 자신을 쫓은 것이 아닌 자신을 구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의사인 로버트는 약을 제조해서 캐서린을 뇌졸중으로 사망하도록 만들려고 계획을 짠다.

리나는 로버트에게 캐서린을 자신이 죽이고 싶다며 주사를 자신이 놓게 해달라고 말한다. 로버트는 캐서린에게 주사를 넘기고 리나는 주사를 놓는 척하다가 로버트의 목에 주사를 놓는다. 하지만 로버트를 죽이기엔 약이 너무 약했고 로버트는 남은 약으로 캐서린에게 다시 주사를 놓으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약 기운 때문에 제대로 손을 통제할 수 없는 로버트는 자꾸만 손이 미끄러지고 그가 비틀거리는 틈을 타 리나는 숨기고 있던 칼로 그를 찌른다. 결국 로버트는 죽고 메켄지가 그녀들을 구하기 위해 부른 경찰들이 저택으로 온다.

록트 인

영화<록트 인>은 영어로 locked in=’~에 갇히다’라는 뜻이다. 영화 <록트 인>에서 다루는 것은 감금 증후군으로 의식은 있지만 사지를 쓰지 못해 자신 안에 갇히고 마는 무시무시한 병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국 영화인 <록트 인>은 한 대저택을 둘러싸고 불륜, 배신, 복수, 삼각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한국의 아침 드라마에서 많이 볼 법한 요소들이다.

감금 증후군이란 소재는 신선했지만 그 외 영화에서 보여주는 요소들은 막장 드라마 한편을 보는 듯 식상한 면이 있어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스릴러 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극의 긴장감도 높지 않아 전체적으로 시나리오의 힘이 약한 영화였다. 간호사 메켄지가 캐서린만 보는 것도 아닐 텐데 왜 그렇게 그녀에게 집착하며 탐정 노릇을 하는지 설명도 부족했고 단순히 보건 의사인 로버트가 가족의 일에 일일이 참석할 이유는 무엇인지도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다.

감금 증후군이라는 좋은 소재를 잘 사용하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쉬웠다. 중간에 제이미가 죽은 후 갑자기 공포영화처럼 변하는 부분도 극의 몰입도를 오히려 방해하는 요소였다. <록트 인>은 킬링 타임용으로 나쁘지 않은 영화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아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다.

영화 ⎟ 한 남자 리뷰, 자신을 산다는 것

츠마부키 사토시와 안도 사쿠라가 주연한 일본 영화 <한 남자> 2023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 <한 남자>는 ‘자신’을 살아가기 위해 ‘자신’이란 존재를 지워버린 한 남자의 일생을 뒤쫓아 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혼 뒤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이 운영하는 문구점에서 일하고 있는 리에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친구가 되어 달라고 말한다. 그 남자의 이름은 ‘타니구치 다이스케’로 지역에서 임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리에의 문구점의 단골손님으로 스케치북이며 연필 등을 사 가곤 한다. 길에 앉아 풍경을 그리곤 하는 그는 리에에게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며 말을 걸어온다.

한 남자

<한 남자> 기본 정보

  • 감독: 이시카와 케이
  •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쿠보타 마사타카, 세이노 나나
  • 개봉: 2023
  • 장르: 범죄
  • 러닝타임: 122분
  • 원작: 소설_히라노 게이치로 <한 남자>

<한 남자> 재일교포 3세와 사형수의 아들

한 남자

리에와 다이스케는 빠르게 가까워지고 둘은 결혼해서 딸도 낳고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 리에의 아들인 유토는 다이스케를 아빠라고 부르며 잘 따른다. 종종 다이스케가 일하는 산에도 함께 가곤 한다. 그날도 유토는 학교를 빼먹고 다이스케와 함께 산으로 향한다.

평소처럼 나무를 베던 다이스케는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만다. 어깨에 부상을 입은 그는 빠르게 일어날 수 없고 그러던 찰나 나무가 다이스케를 향해 빠르게 넘어오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나무는 다이스케를 덮치고 그렇게 그는 3년 9개월이라는 리에와의 짧은 결혼 생활을 끝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리에는 장례식을 위해 그의 가족을 부른다. 다이스케의 장례식에 참석한 그의 형은 불단에 올려진 사진을 보고 그는 자신의 동생인 타니구치 다이스케가 아니라고 말한다. 리에는 지금까지 누구와 살아왔던 걸까. 남편의 실체를 알기 위해 그리고 혼인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변호사인 키도에게 도움을 청한다.

키도는 재일교포 3세다. 아내의 가족과의 저녁 식사에서 장인은 서슴없이 일본의 세금으로 생활하는 재일교포를 비난한다. 키도는 억지로 불편한 기분을 감춘다. 그는 귀화하여 일본의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재일교포라는 사실이 자꾸만 그를 붙들고 놓아주질 않는다. 키도는 어떤 이유로 ‘다이스케’라고 불렸던 남자가 ‘다이스케’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자신을 지웠는지를 찾는 과정에서 재일 교포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며 혼란스러워한다.

한 남자

리에의 남편이었던 ‘다이스케’의 원래 이름은 ‘하루 마코토’다. 그는 사형수의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는 일가족을 살해하고 감옥에 간 뒤 사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아버지의 일이 있은 후로 마코토는 ‘사형수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자신과 꼭 닮은 살인자인 아버지의 얼굴이 그 안에 있다. 마코토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볼 때마다 숨을 쉴 수 없다. 아버지의 사형이 집행되고 나서도 아버지의 시신을 인도받지 않았다. 마코토는 될 수 있는 만큼 멀리 그로부터 멀어지고 싶다.

마코토는 아버지와 닮은 자신을 볼 때마다 자신을 극심하게 혐오하게 된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자신으로부터도 멀리 벗어나고 싶다. 마코토는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복싱을 시작한다. 그는 복싱에 재능을 보이고 신인 타이틀 전에도 나갈 수 있게 되지만 자신의 의도가 불순하다는 이유로 출전할 수 없다는 뜻을 관장에게 전한다. 관장은 그것이 다른 이들이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 기회인지 깨닫지 못하는 마코토를 나무라고 마코토는 다시 한번 힘을 내보지만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그가 타이틀 전에서 승리해도 그를 따라오는 건 ‘사형수의 아들’이라는 선입견뿐이다.

마코토는 그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호적 교환’을 해주는 브로커를 만나서 다른 이와 호적을 교환해 다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마코토는 호적을 두 번 바꿔 최종적으로 다이스케가 되었다. 한편 리에의 아들 유토는 부모의 이혼으로 또 엄마의 재혼으로 자꾸만 성이 바뀌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다이스케가 타니구치 집안의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된 이상, 혼인도 무효가 되고 유토 또한 더는 타니구치로 살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름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우리는 때론 개명을 하기도 하지만 한 번에 하나의 이름, 하나의 성을 가지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내가 어떻게 불리는지 그 강력한 힘 앞에서 사람들은 때로 흔들리기도 한다.

키도는 하루 마코토의 마음을 이해한다. 뉴스에서 혐한 시위를 벌이며 아직도 자신을 “조센징”이라 부르는 사람들 앞에서 그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혼란을 느끼곤 한다. 즉, 이 영화에서는 사형수의 아들과 재일 교포 3세가 대칭이 되어 나오는 것인데 사람을 잔인하게 살인한 사형수와 재일 교포가 대칭되는 부분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재일 한국인이 사형수만큼 혐오의 대상인 걸까. 그만큼 차별과 편견이 심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한 남자

재일교포이면서 일본 국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재일 교포 3세면 거의 정체성은 일본인이라도 봐도 무방한 걸까? 그것을 다른 사람이 정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키도가 받는 차별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자신이 조사하는 하루 마코토의 마음과 겹쳐서 그는 마코토의 상황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된다. 리에에게 그동안 마코토에 관해서 조사한 것을 넘겨주면서도 그는 범죄자가 아닌 삶을 열심히 살아온 선량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일을 마치고 혼자 바에 들른 키도는 옆자리에 앉은 손님이 말을 걸어 오자 자신은 온천 여관을 하는 집안의 사람인 다이스케라고 소개한다. 그 또한 자신 속 안에 하룻밤쯤은 다른 이가 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 그럴 때가 있지 않나. 영화 <한 남자>는 자신을 산다는 것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영화 ⎟ 탈룰라 리뷰, 서로의 중력이 되어서

2016년 공개된 엘리엇 페이지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탈룰라>는 각자 외로운 사람들이 우연히 일어난 아이 유괴 사건을 계기로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외로움은 마치 중력을 잃은 듯 자신을 세상에 붙잡아 줄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탈룰라와 니코는 밴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길거리 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탈룰라의 남자친구인 니코가 자신의 어머니의 집이 있는 뉴욕이 그립다며 한 마디 인사도 없이 탈룰라를 두고 떠나가 버린다. 자신을 두고 떠난 남자친구를 찾아 맨해튼으로 온 탈룰라는 빈털터리 신세다. 그녀는 음식을 훔쳐 먹기 위해 한 호텔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우연히 매디슨의 빵점짜리 엄마인 캐롤린과 마주치게 된다.

<탈룰라> 기본 정보

  • 감독: 션 히더
  • 출연: 엘리엇 페이지, 재커리 퀸토, 앨리슨 제니, 타미 브랜차드
  • 공개: 2016
  • 장르: 드라마
  • 러닝 타임: 111분
  • 로튼 토마토: 85%

<탈룰라> 중력을 잃은 외로운 사람들

탈룰라

술에 취해 비틀 거리는 캐롤린은 탈룰라를 호텔의 직원으로 착각하고 자신의 호텔 룸 안으로 들인다. 얼떨결에 캐롤린의 방으로 들어간 탈룰라에게 캐롤린은 자신이 외출할 동안 이제 막 한 살이 된 자신의 딸을 돌봐 달라고 한다. 계속 거절하는 탈룰라의 말을 무시하고 오직 자신의 외모에만 집착하는 캐롤린은 자신을 외면하는 남편을 두고 오늘 밤 다른 남자를 만나러 나갈 계획이다. 캐롤린은 자신이 아이를 낳고 외모가 망가졌다며 아이에게는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아이를 방치한다.

결국 캐롤린은 탈룰라와 아이를 두고 나가 버리고 탈룰라가 아이를 돌보게 된다. 그날 밤, 캐롤린은 술에 만취되어 돌아와 그대로 쓰러져 잠들어 버리고 탈룰라는 그런 캐롤린 옆에 그녀의 딸인 매디슨을 남겨두고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계획에도 없는 유아 납치범이 되어버린 탈룰라는 아이를 데리고 니코의 엄마를 찾아간다. 니코의 엄마에게 아이가 니코와 자신 사이의 사이 즉, 니코의 엄마인 마고의 손녀라고 거짓말을 한다. 마고는 처음에는 그들을 거부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오갈 데 없는 그들과 동거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탈룰라와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해 온 남편이 게이임을 알게 되고 이혼 소송 중인 마고는 아이를 매개로 점점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하면서 친밀함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외로움을 보듬으며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하나의 가족이 되어간다.

그러는 사이, 캐롤린은 아이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로 인해 남편에게 버림받을까 봐 전전긍긍한다. 경찰들과 아동 보호국에서는 캐롤린이 아이를 방치하지는 않았는지 조사를 하려고 하고 캐롤린은 점점 궁지에 몰리자 호텔을 나가려 하지만 그녀를 사용하는 남편의 신용카드가 모두 막혀 있어 결제를 하지 못하고 다시 호텔 방으로 돌아오게 된다.

캐롤린은 아이가 있을 때는 아이가 사라지길 바랐지만 아이가 정말 사라진 지금 아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캐롤린은 아이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자신은 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한편, 탈룰라는 신문에 자신이 CCTV에 매디슨을 데리고 나가는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뉴스에서도 자신을 찾는 것을 보고 위기를 느끼고 불안해한다. 그때 마침 마고의 전 남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마고와 함께 가게 되고 그가 탈룰라의 신분과 아이에 대한 의심에 대해 서슴없이 말하자 탈룰라의 불안함은 극에 달한다.

마고와 탈룰라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리로 나오고 택시를 타고 가던 캐롤린이 마침 지하철역 앞에 있는 자신의 아이와 탈룰라를 보고 택시에서 급하게 내린다. 매디슨에게 달려가려는 캐롤린을 택시 기사가 막아서며 택시 요금을 낼 것을 요구한다. 그때 탈룰라가 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며 매디슨을 애타게 부르는 캐롤린의 모습을 보고 급하게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버린다. 캐롤린이 뒤늦게 그들을 뒤쫓아 가지만 탈룰라를 잡는데 실패하고 만다.

탈룰라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급기야 매디슨이 아프기까지 하다. 매디슨을 데리고 어디로 갈지 모르는 그녀 앞에 헤어졌던 니코가 나타나고 둘은 함께 매디슨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한다. 매디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탈룰라는 병원의 진료 서류에 아무것도 작성할 수 없다. 탈룰라가 엄마가 아님을 눈치챈 간호사가 누군가를 부르러 간 사이 니코는 탈룰라에게 도망가라고 하며 매디슨을 자기가 챙기겠다고 말한다. 니코에게 매디슨을 맡긴 탈룰라는 지하철역에서 마고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한다.

경찰은 탈룰라의 전화를 추적해 위치를 파악해 낸다. 탈룰라는 도망치려 하지만 자꾸만 매디슨이 눈에 밟힌다. 탈룰라는 급히 병원으로 돌아가고 그때 경찰들과 캐롤린, 마고가 탈룰라의 앞에 나타난다. 탈룰라는 울며 캐롤린은 아이를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캐롤린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아이를 원한다고 매디슨을 돌려 달라고 울면서 탈룰라를 설득한다.

탈룰라

탈룰라는 경찰에 체포되어 끌려가게 된다. 마고는 체포되어 가는 탈룰라에게 자신이 그녀를 도와줄 것을 약속한다. 일이 일단락되고 마고는 탈룰라, 매디슨과 함께 찾았던 공원에 다시 온다. 탈룰라는 그때 마고에게 ‘중력’은 대단하다며 자신을 이 세상에 붙들어 주는 ‘중력’이라는 존재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그녀는 중력이 사라져서 자신의 몸에 붕 떠오르면 지구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나뭇가지를 꼭 잡을 거라고 말했다. 그때 마고는 자신은 아무것도 잡지 않고 떠나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녀의 상상 속에서 몸이 중력을 벗어나 떠오르자 지구를 떠나지 않기 위해 나뭇가지를 꼭 잡게 된다. 외로웠던 마고의 마음에 변화가 온 것이다.

그들에게 ‘중력’이란 서로를 삶에 꼭 붙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의 존재는 아니었을까. 외로움이란 그들에게 중력을 상실한 것처럼 자신을 세상이라는 것에 붙잡아 줄 원동력을 잃는 의미다. 탈룰라와 마고는 서로에게 비록 엉성한 형태지만 ‘함께’함으로써 서로에게 중력이 되어 준 것이다. 영화 <탈룰라>는 그런 중력을 상실한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외로움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며 서로 연대할 것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