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탈룰라 리뷰, 서로의 중력이 되어서

2016년 공개된 엘리엇 페이지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탈룰라>는 각자 외로운 사람들이 우연히 일어난 아이 유괴 사건을 계기로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외로움은 마치 중력을 잃은 듯 자신을 세상에 붙잡아 줄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탈룰라와 니코는 밴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길거리 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탈룰라의 남자친구인 니코가 자신의 어머니의 집이 있는 뉴욕이 그립다며 한 마디 인사도 없이 탈룰라를 두고 떠나가 버린다. 자신을 두고 떠난 남자친구를 찾아 맨해튼으로 온 탈룰라는 빈털터리 신세다. 그녀는 음식을 훔쳐 먹기 위해 한 호텔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우연히 매디슨의 빵점짜리 엄마인 캐롤린과 마주치게 된다.

<탈룰라> 기본 정보

  • 감독: 션 히더
  • 출연: 엘리엇 페이지, 재커리 퀸토, 앨리슨 제니, 타미 브랜차드
  • 공개: 2016
  • 장르: 드라마
  • 러닝 타임: 111분
  • 로튼 토마토: 85%

<탈룰라> 중력을 잃은 외로운 사람들

탈룰라

술에 취해 비틀 거리는 캐롤린은 탈룰라를 호텔의 직원으로 착각하고 자신의 호텔 룸 안으로 들인다. 얼떨결에 캐롤린의 방으로 들어간 탈룰라에게 캐롤린은 자신이 외출할 동안 이제 막 한 살이 된 자신의 딸을 돌봐 달라고 한다. 계속 거절하는 탈룰라의 말을 무시하고 오직 자신의 외모에만 집착하는 캐롤린은 자신을 외면하는 남편을 두고 오늘 밤 다른 남자를 만나러 나갈 계획이다. 캐롤린은 자신이 아이를 낳고 외모가 망가졌다며 아이에게는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아이를 방치한다.

결국 캐롤린은 탈룰라와 아이를 두고 나가 버리고 탈룰라가 아이를 돌보게 된다. 그날 밤, 캐롤린은 술에 만취되어 돌아와 그대로 쓰러져 잠들어 버리고 탈룰라는 그런 캐롤린 옆에 그녀의 딸인 매디슨을 남겨두고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계획에도 없는 유아 납치범이 되어버린 탈룰라는 아이를 데리고 니코의 엄마를 찾아간다. 니코의 엄마에게 아이가 니코와 자신 사이의 사이 즉, 니코의 엄마인 마고의 손녀라고 거짓말을 한다. 마고는 처음에는 그들을 거부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오갈 데 없는 그들과 동거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탈룰라와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해 온 남편이 게이임을 알게 되고 이혼 소송 중인 마고는 아이를 매개로 점점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하면서 친밀함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외로움을 보듬으며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하나의 가족이 되어간다.

그러는 사이, 캐롤린은 아이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로 인해 남편에게 버림받을까 봐 전전긍긍한다. 경찰들과 아동 보호국에서는 캐롤린이 아이를 방치하지는 않았는지 조사를 하려고 하고 캐롤린은 점점 궁지에 몰리자 호텔을 나가려 하지만 그녀를 사용하는 남편의 신용카드가 모두 막혀 있어 결제를 하지 못하고 다시 호텔 방으로 돌아오게 된다.

캐롤린은 아이가 있을 때는 아이가 사라지길 바랐지만 아이가 정말 사라진 지금 아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캐롤린은 아이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자신은 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한편, 탈룰라는 신문에 자신이 CCTV에 매디슨을 데리고 나가는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뉴스에서도 자신을 찾는 것을 보고 위기를 느끼고 불안해한다. 그때 마침 마고의 전 남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마고와 함께 가게 되고 그가 탈룰라의 신분과 아이에 대한 의심에 대해 서슴없이 말하자 탈룰라의 불안함은 극에 달한다.

마고와 탈룰라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리로 나오고 택시를 타고 가던 캐롤린이 마침 지하철역 앞에 있는 자신의 아이와 탈룰라를 보고 택시에서 급하게 내린다. 매디슨에게 달려가려는 캐롤린을 택시 기사가 막아서며 택시 요금을 낼 것을 요구한다. 그때 탈룰라가 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며 매디슨을 애타게 부르는 캐롤린의 모습을 보고 급하게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버린다. 캐롤린이 뒤늦게 그들을 뒤쫓아 가지만 탈룰라를 잡는데 실패하고 만다.

탈룰라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급기야 매디슨이 아프기까지 하다. 매디슨을 데리고 어디로 갈지 모르는 그녀 앞에 헤어졌던 니코가 나타나고 둘은 함께 매디슨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한다. 매디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탈룰라는 병원의 진료 서류에 아무것도 작성할 수 없다. 탈룰라가 엄마가 아님을 눈치챈 간호사가 누군가를 부르러 간 사이 니코는 탈룰라에게 도망가라고 하며 매디슨을 자기가 챙기겠다고 말한다. 니코에게 매디슨을 맡긴 탈룰라는 지하철역에서 마고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한다.

경찰은 탈룰라의 전화를 추적해 위치를 파악해 낸다. 탈룰라는 도망치려 하지만 자꾸만 매디슨이 눈에 밟힌다. 탈룰라는 급히 병원으로 돌아가고 그때 경찰들과 캐롤린, 마고가 탈룰라의 앞에 나타난다. 탈룰라는 울며 캐롤린은 아이를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캐롤린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아이를 원한다고 매디슨을 돌려 달라고 울면서 탈룰라를 설득한다.

탈룰라

탈룰라는 경찰에 체포되어 끌려가게 된다. 마고는 체포되어 가는 탈룰라에게 자신이 그녀를 도와줄 것을 약속한다. 일이 일단락되고 마고는 탈룰라, 매디슨과 함께 찾았던 공원에 다시 온다. 탈룰라는 그때 마고에게 ‘중력’은 대단하다며 자신을 이 세상에 붙들어 주는 ‘중력’이라는 존재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그녀는 중력이 사라져서 자신의 몸에 붕 떠오르면 지구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나뭇가지를 꼭 잡을 거라고 말했다. 그때 마고는 자신은 아무것도 잡지 않고 떠나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녀의 상상 속에서 몸이 중력을 벗어나 떠오르자 지구를 떠나지 않기 위해 나뭇가지를 꼭 잡게 된다. 외로웠던 마고의 마음에 변화가 온 것이다.

그들에게 ‘중력’이란 서로를 삶에 꼭 붙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의 존재는 아니었을까. 외로움이란 그들에게 중력을 상실한 것처럼 자신을 세상이라는 것에 붙잡아 줄 원동력을 잃는 의미다. 탈룰라와 마고는 서로에게 비록 엉성한 형태지만 ‘함께’함으로써 서로에게 중력이 되어 준 것이다. 영화 <탈룰라>는 그런 중력을 상실한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외로움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며 서로 연대할 것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