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종이 달, 줄거리, 결말, 실화

2015년 개봉한 일본 영화 <종이 달>은 가쿠타 미쓰요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 <종이 달>은 한 가지 사건이 아닌 실제로 일어났던 여러 횡령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쓰인 소설이다. 영화 <종이 달>또한 소설에 있는 실화 기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기서 다루어지는 횡령 사건들은 당시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이라고 한다.

종이 달

<종이 달> 기본 정보

  •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 출연: 미야자와 리에, 이케마츠 소스케, 오오시마 유코, 이시바시 렌지, 고바야시 사토미
  • 개봉:2014
  • 장르: 범죄 / 드라마
  • 러닝타임: 126분
  • 스트리밍: 티빙/ 웨이브 / 왓챠/ 넷플릭스

<종이 달> 가짜여서 행복했어

종이 달

리카는 평범한 주부이며 은행원이다. 그녀의 주 업무는 각 가정을 돌며 새로운 상품을 소개하는 영업일이다. 그녀의 주 고객은 노인들이다. 돈은 많지만 은행 업무를 원활하게 보기 어려운 고객들을 찾아가 상품을 소개하고 그들의 은행 업무를 돕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그녀의 고객 중에는 히라바야시라는 심술궂은 노인이 있다. 그는 리카에서 차를 내려오라고 시키거나 은근슬쩍 다가와 성희롱을 하기도 한다. 리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곤란해하고 있을 때 그의 손자인 코타가 나타나서 리카는 겨우 상황을 모면한다. 그 후, 리카는 지하철에서 이따금 그와 마주치게 된다.

리카는 히라바야시로부터 계약을 성사 시키고 파트타임에서 계약 직원으로 승진하게 된다. 리카는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커플 시계를 사서 남편에게 선물하지만 남편은 리카가 사 온 저렴한 시계가 맘에 들지 않는 내색이다. 리카의 남편은 리카가 선물한 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카에게 고가의 시계를 다시 선물한다.

남편의 그런 태도에 리카는 실망하게 되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남편과의 생활은 리카에게 허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영업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 리카는 백화점에 잠시 들른다. 그곳에서 계획에도 없던 화장품을 사게 된 리카는 돈이 부족하자 고객의 돈에 손을 대고 만다. 리카는 바로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썼던 돈을 다시 채워 놓는다.

자꾸만 지하철에서 코타와 마주치던 리카는 어느 날, 코타가 있는 승강장으로 가 그와 함께 지하철을 탄다. 코타와 리카는 불륜 관계에 빠져든다. 리카의 남편은 엄연히 직장인인 리카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자신의 뜻에 따라 상하이행을 결정하지만 리카는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남편이 상하이로 가고 홀로 남은 리카는 코타와 점점 더 깊은 사이가 된다.

여느 때처럼 히라바야시의 집을 방문한 날, 리카는 코타에게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50만 엔의 학자금 대출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리카는 히라바야시가 맡긴 200만 엔을 자신의 돈인척하면서 코타에게 준다. 그리고 히라바야시가 맡긴 보험은 몰래 취소해 버린다. 코타는 리카가 부자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때부터 리카는 본격적으로 고객들의 돈을 빼돌리게 된다.

호화로운 식당에 가고 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하는 등 고객의 돈을 물 쓰는 펑펑 써댄다. 리카는 점점 대담하게 전표를 위조하기에 이른다. 집에 복사기와 스캐너까지 들여놓고 도장까지 날조하며 고객과 은행을 감쪽같이 속인다. 리카는 더 나아가 코타와 자신만을 위한 아파트를 장만하고 그곳에서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코타도 점점 리카의 돈으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리카는 그들의 집에서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코타를 발견하게 되고 둘의 사이는 막을 내린다.

은행에서 25년간 근무한 스미에게 사실상 퇴직을 권유하는 부서 이동 명령이 떨어진다. 스미는 그것을 거부하며 자신이 은행 창구에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증명하겠다며 자신이 없으면 얼마나 실수가 많이 발생하는지 증명하기 위해 그동안의 서류를 뒤진다. 그때 스미는 서류상의 오류를 발견하고 부장에게 보고 한다. 부장에게 불려간 리카는 죄송하다며 돈을 다시 돌려놓겠다고 한다. 부장이 리카를 상부에 보고하려 하자 리카는 부장의 치부를 들추며 그를 협박한다.

리카는 아직 은행에서 자신이 처음 훔쳤던 히라바야시의 200만 엔 밖에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돈을 메꾸기 위해 히라바야시를 유혹하려 하지만 오히려 창피만 당하고 집을 나선다. 그 후, 리카는 은행에는 있지도 않은 상품을 만들어 돈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스미의 의심에 결국 회사에 덜미가 잡히고 그동안 리카가 횡령한 금액의 실체가 드러난다.

리카가 은행의 상사에게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을 때 부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스미가 리카를 걱정하자 리카는 스미를 치사하다며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비참한 자신을 걱정하느냐고 따진다. 스미는 당신은 거액의 돈으로 해보고 싶은 것 다 해 본 사람인데 왜 비참하냐고 반문한다. 리카는 처음으로 코타와 하룻밤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새벽녘 하늘의 달을 떠올린다. 리카가 손을 대자 지워졌던 달, 그녀는 그것이 가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짜이기 때문에 행복하고 자유로웠다고 말한다.

종이 달

그렇게 말한 리카는 갑자기 의자를 들어 창문을 부수고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 달아나 버린다. 힘껏 뛰어 달아나는 리카의 얼굴은 어딘가 시원해 보인다. 가짜여서 모두 지워질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내맡겼던 순간들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리카는 타국의 어느 길거리를 걷다가 소녀 시절 자신이 성금을 보냈던 화상 자국이 있는 남자를 보게 된다. 리카는 소녀 시절에도 성금을 보내기 위해 아버지의 지갑에 손을 댄 적이 있다. 그렇게 해서 누군가 행복해지면 좋은 것 아닌가. 리카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멀리서 경찰복을 입은 사람들이 다가오고 리카는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영화 <종이 달>은 여러 개의 주부 횡령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소설과 영화라고 한다. 그들은 왜 횡령을 했을까. 무엇이 그들을 일탈로 이끌었을까. 그건 분명 범죄이고 타인에게 심각한 손해를 입히는 일이다. 작은 일탈이 점점 되돌릴 수 없는 커다란 범죄로 이어지는 동안에도 행복했다는 리카의 말이 그녀의 삶에 얼마나 커다란 구멍이 있었는지 말해준다.